2016년 6월 6일 월요일

밤 산책 [요코미조 세이시]~

밤 산책 [요코미조 세이시]요코미조 월드 선정, ‘최고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2위대표작 [이누가미 일족]으로 국내 독자에게도 익숙한 요코미조 세이시의 [밤 산책]은 그의 일곱 번째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로,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잡지 [남녀]와 [대중소설계]에서 연재되었다. 1978년, 1990년 두 번 드라마화된 이 작품은, 수차례 영화 및 드라마로 제작된 [이누가미 일족][팔묘촌] 등에 비해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작품 중 하나다. 하지만 요코미조 세이시 팬 사이트인 ‘요코미조 월드’에서 [옥문도]와 박빙의 차이로 ‘최고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2위에 선정, 요코미조 세이시 마니아들의 열정적인 찬사와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에 출간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이제 일곱 권째가 되었다. 1970년대 일본에서 일어난 요코미조 세이시 붐에야 미칠 수 없겠지만, 국내외 추리소설이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는 요즘, 한 작가의 동일 시리즈가 이만큼 견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가 지닌 힘과 매력이 녹록하지 않음을 반증하는 결과일 것이다.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추리, 공포소설을 아우르는 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삼류 추리소설가 야시로는 오만불손한 동창 나오키의 부탁으로 그의 대저택을 찾는다. 마침 그곳에 꼽추화가 하치야가 후루가미 가家의 외동딸 야치요의 정혼자 자격으로 머물고 있었는데, 그는 다음 날 머리 없는 시체로 발견된다. 우연하게도 하치야와 비슷한 용모를 한 야치요의 오빠 모리에가 사라지고, 하치야가 살해된 밤에 몽유병 증세를 보였던 야치요 역시 의심받기 싫다는 쪽지를 남긴 채 모습을 감춘다. 이 참혹한 사건을 시작으로 검은 의도를 숨긴 정교한 살인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와 야시로는 미궁으로 빠지는 사건에 뛰어든다. [밤 산책]은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와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긴다이치가 아닌 다른 인물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제삼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긴다이치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탐정으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주된 테마는 주로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1인 2역’, 둘째 ‘머리 없는 시체’, 셋째 ‘밀실 살인’으로, [밤 산책]에서는 이 세 요소가 조화롭게 구성되어 작가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잘 드러나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에 의한 저격사건, 과거의 원한과 저주로 인해 삐뚤어진 가족, 그리고 의지의 통제에서 벗어난 잠재의식의 발현, 몽유병. 탐미적이고 관능적인 필체로 추악하게 일그러진 인간의 애증을 다룬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긴다이치 코스케에 대해서국내 독자에게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이름이 알려진 것은, 소설이 아닌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때문이다. 일본에서 6백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의 주인공 ‘김전일(일본 명: 긴다이치 하지메)’은 I.Q 180을 자랑하는 고등학교 2학년 천재 소년탐정. 김전일은 사건을 해결하기 직전, “명탐정이신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라는 대사를 반드시 외치는데 이 할아버지란 바로 일본의 국민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를 가리킨다. 만화 설정 상 김전일은 긴다이치의 외손자인 것이다. 긴다이치는 요코미조 세이시가 저작한 소설의 주인공으로, 1946년 [혼진 살인사건]에 처음 등장한 이래 장,단편을 포함(아동물 제외), 총 77편의 작품에서 활약하였다. 어수룩한 외모와 초라한 차림새, 그러나 뛰어난 추리력의 소유자인 그는 특유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일본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거의 50년 전 인물인 긴다이치를 불러낸 것, 또한 이러한 설정이 매우 환영받았다는 것은 긴다이치가 시간과 세대를 초월해 일본인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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