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3일 월요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부클래식 11번째로[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간합니다. 무엇보다도 옮긴이가 [읽는 이를 위하여]에서 이 책에 대하여 많은 것을 설명해주기에 여기에 발췌 수록합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가 1774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당시 25세의 젊은이였던 그는 이 한 편의 작품으로 일약 전 유럽을 놀라게 하고 감동시켰으며, 당시 유럽에서 그 어떤 작가보다도 큰 명성을 얻게 되었다………그러나 이 소설을 좀 더 깊이 읽어가다 보면 여기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단지 사랑에 괴로워하는 불행한 사나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또 다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베르테르의 진정한 열정과 슬픔은 바로 세계의 질서와 자신의 영혼이 동일시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는 데서 나오는 고뇌라는 것이다. ………괴테는 대학생활 중에 자신의 정신적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될 한 사람과 우연히 만났으니, 그는 괴테보다 나이가 여섯 살 많은 요한 고트프리트헤르더(Johann Gottfried Herder)라는 자수성가한 지성인이었다. 모든 정신적인 것은 인간 개개의 본성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정신은 개개인이 모인 한 민족 전체 속에서 나타난다고 본 그는, 고대 그리스의 문화만을 정신적으로 숭고한 고전으로 전형화 시키고 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이를 모방하며 만족하고 있는 것을 불만스러워했다. 오히려 그는 남유럽이 아닌 북유럽의 문학, 그 중에서도 영국의 셰익스피어와 오시안, 그리고 독일의 잊혀진 과거 역사 속에서 진정한 창조성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요의 아름다움, 자연과 감정의 숭고함, 천재에 대한 옹호,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와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 오시안의 전설 등에 대해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크게 감동하게 된다. ………헤르더는 영국의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소개하고 영국의 민족성을 독일 민족성과 가깝다고 보면서, 독일의 젊은이들 사이에 ‘천재’와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불어넣었다. 죽음 그 자체는 비합리적 인 것이지만, 때로는 뭔가 ‘해방’시키고 ‘다른 세계로의 인도’한다는 환상적인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동안 죽음을 늘 부정적으로만 보아온 기독교 문화 외에 또 다른 문화, 즉 원래의 게르만 문화가 지니고 있는 어둠과 신비의 영역을 다시 일깨워 준 것이다. 그 이전의 사람들이 천재를 ‘신으로부터 재능을 부여받은 존재’로 보았다면, 헤르더는 더 독창적으로 나아가 천재란 그 자체 ‘본원적인 힘’이며 ‘창조자’라는 생각을 가졌다. 즉 비합리적이고 생(生)에 충만한 감정과, 자신 속에 간직된 내적 규율에 따라 창조하는 자질을 타고 난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천재이며, 스스로 형성하는 창조적인 주관성이야말로 진정한 예술 창조의 기원이라는 생각이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바로 이러한 사상을 작품 속에 짙게 담고 있다. 이 소설 전 편에 걸쳐 면면히 흐르는 것은 당시 태동하기 시작한 이러한 움직임으로, 이 정신의 태동을 감지하고 옹호하다 죽음을 맞는 베르테르는 다름 아니라 당시에 정신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던 젊은 괴테 자신으로 그는 자신의 사상과 열정, 고뇌를 주인공 베르테르를 통해 대신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베르테르는, 자신이 감당해야만 하는 현실의 절망과 인간의 한계로 부터 자유로워지고자 자살을 선택한다. 베르테르의 자살은 세계에 대한 절망에서 충동적으로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맞서기 위해 서서히 준비되는 죽음이다. 베르테르의 자살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현실의 사회적, 윤리적 제약 앞에서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를 느낀 주인공이 좌절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를 찾기 위해 선택한 더 적극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자아실현을 위해 고뇌하는 베르테르의 봇물 터지듯 넘쳐흐르는 주관주의에 자연도, 사랑도, 결국 새로운 연결점을 제공하지 못한다. 그것들은 잠시 그의 지상의 ‘감옥’을 장식해주었고 그의 상상력에 매번 새로운 자극으로 부여했을 뿐이다. 자살은 베르테르의 행위를 장식하는 무슨 영웅주의는 아니다. 그리고 그 죽음에 있어서 충격적인 것은 어떤 구원해주는 초월적인 존재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을 통해 면면히 흐르는 베르테르의 열정은 겉으로는 로테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되지만, 그 밑바닥에는 신처럼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되고 싶은 인간 내면의 주관적인 열정의 표현이 흐르고 있다. 이 소설이 출간되어 유명해지자, 베르테르의 옷차림은 당시 청년들 사이에 유행이 되고 모방 자살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한다. 베르테르와 로테의 실루엣은 중국의 유리 공예품에까지 그려지게 되었고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은 이 소설을 이집트 원정 시에도 들고 가 일곱 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었다고 한다. 괴테 자신의 필생의 대작이라고 하는 [파우스트]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명성을 따르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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